2013년 이후 다시 찾은 로마. 4년이 지났지만 변한 것 하나 없다. 오히려 그 동안 나 혼자 격변을 겪은 듯하다. 20대 초반 비행기값만 들고 왔던 어리숙한 대학생은 어느새 일에 찌들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사는 직장인이 되어 버렸다. 학생 때는 돈을 아끼겠다며 유럽의 게스트하우스나 한인민박에서만 지냈다. 이번 여행에선 한인 민박은 딱 두 번만, 그것도 어쩔 수 없이. 숙소 구하기 어려운 피렌체와 베네치아에선 대안이 없었다. 전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로마이지만 다른 관광지보단 인프라가 좋고, 숙소 구하기도 비교적 용이한 편. 로마의 한인민박은 대부분 떼르미니역 근처라 여자 혼자 밤 늦게 돌아다니려면 좋은 선택은 아니다. 로맨틱한 야경을 두고 일찍 돌아올 수도 없고. 빽빽하고 좁은 건물에서 사람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