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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2019.06]시칠리아 8

프레드리히 황제가 잠든 팔레르모 대성당

영화 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했던 마씨모 극장과 함께 팔레르모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히는 팔레르모 대성당. 콰트로콴티에서 팔레르모 역을 등지고 서쪽으로 난 길을 걷다보면 이 근방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팔레르모 대성당에 다다른다. 여기서 더 나가면 포르타누오바와 노르딕 궁전이 나온다. 성당 건물은 무지하게 큰 데 부지 자체가 크지 않아서 그런지 다른 도시의 대성당만큼 압도적인 느낌을 주지 못했다. 조금 더 먼 발치에서 볼 수 있다면 건물의 아름다움이 도드라졌을텐데. 건물은 워낙 커서 어디에서 찍어도 화각 안에 한 번에 들어오지 않았다. 측면과 달리 옆면은 이슬람 느낌 충만. 스페인 그라나다 궁전을 떠올렸다. 원근법이 좀 어색한 평면도. 사진으론 다 못 담았지만 실제 이렇게 생김. 팔레르모 대성당은 그당시로 ..

비알레띠 모카포트

이탈리아에 다시 가면 사와야지 했던 유일한 물건. 시칠리아 팔레르모 명품거리에 비알레또 매장이 있어서 방문했다. 면세점에 물건이 없거나 환승 시간이 부족할까봐 세금 다 주고 미리 사기로. 한국에서도 주문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 사는 게 좀 더 저렴하기도 하다. 내가 갔을 땐 50%까지 세일하는 상품도 있었다. 아쉽게도 가장 기본적이고 대표적인 디자인의 모카포트는 가격 변동이 없었다. 싸게 내놓은 건 형광 노랑, 형광 분홍색의 화려하고 모던한 디자인이었다. 세일 가격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처음에 사기로 마음 먹었던 클래식한 디자인을 고수하기로. 여러 모카포트 브랜드가 있지만 비알레띠가 가장 대중적이이다. 피자, 파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탈리아의 상징이다. 가장 유명한 알루미늄의 재질의 디자인은 가스레인지..

팔레르모 Bebop ristorante 코스

음식 맛이 워낙 좋은 지역인데다 훌륭한 식당도 많아 하루 저녁은 코스 요리를 먹기로 했다. Bebop 이라는 식당인데 디너코스도 가성비가 좋은 것 같아 예약했다. 사전에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다행히 직원들이 영어를 잘한다. 와인이 좀 아쉬웠다. 현지 와인은 가성비가 좋은 데 혼자선 한 병을 다 먹을 수 없어서 ㅜㅜ 로제 와인 글라스로 주문. 먹고 있는데 한국인 여성 4분이 들어오셨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 이렇게 많은 한국인 무리를 본 것도 신기하기도 했지만 여러명이 와서 와인 두 병 시키는 게 너무 부러웠...크루즈로 오신 분들인가 싶었는데 렌트카를 빌려 다니고 있다고 하셨다. 나도 다음엔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다. 운전만 좀만 잘했어도 휴휴 반갑다 육회야. 카르파쵸. 과일에 얹어진 하몽도 함께 생선살..

시칠리아 팔레르모 카페 - cioccolate by Spinnato

팔레르모 명품거리에는 유명한 식당과 카페가 많다. 물가도 조금 더 비싸다. 커피는 어딜 가나 다 맛있어서 여기선 다른 곳에 비해 가성비는 살짝 떨어지지만 도떼기 시장처럼 정신없는 팔레르모 번화가에서 벗어나 차분히 여행 기분 내기는 좋다. 대표적인 장소가 이 거리에 있는 스피나토(Antico Caffe Spinnato). 이탈리아에서 전통있는 카페로도 알려진 스피나토(Antico Caffe Spinnato)는 마시모 극장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무려 5대째 이어왔다. 시칠리아 에스프레소는 나폴리의 그것보다도 강하다고 하다. 원두 배합 때문이라고. 한 여행 칼럼에 따르면 시칠리아의 카페는 아라비카와 로브스타 배합비율에서 로브스타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아라비카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에겐 쓰고 강..

팔레르모에서 본 오페라 : La Cenerentola

마시모 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싶었지만 직원은 몇 일 전에 모든 공연이 끝났다고 했다. 인터넷으로도 일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나도 공연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혹시나 내가 찾지 못한 다른 공연이 있진 않을까, 혹은 다른 기회가 생길까 하는 마음에 찾아 간 것이었다. 높은 구두까지 챙겨 왔다. 영화 에서 그랬듯 드레스업해 공연을 보려 했다. 마시모는 그럴 가치가 있다. 기대와 달리 여행 기간 동안 마시모에서 하는 공연은 없었다. 안내원은 대신 팔레르모 시에서 하는 다른 미술관이나 음악홀에서 하는 공연들을 소개해줬다. 공연장은 팔레르모 시내에 흩어져 있지만 일종의 '연합' 형태라 티켓 구매는 이곳에서도 가능하다고 했다. 마침 숙소와도 걸어서 15분거리.온라인으로 사전 예매도 가능하지만 당일 ..

팔레르모 젤라테리아 BRIOSCIA

오자 마자 유심을 샀고,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젤라또 하우스. 팔레르모에서 제일 대중적인 브리오시아로 알아서 발이 가고 있었다. 견과류 그득한 게 먹고 싶어 레몬, 리소 다 차치하고 피스타치오와 누텔라 픽. 그런데 기억하던 맛이 아니었다. 너무 기대가 컸던 걸까. 아니면 맛을 지나치게 과장해 기억하고 있었던 건가. 피스타치오는 시칠리아의 보물인데 맛이 왜 이러지. 갑자기 머리 속이 혼란해졌다. 이날 젤라또 쿠킹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을 정도로 희미했던 맛. 피스타치오의 제철이 언제인지 검색해보니 9~10월이라고 한다. 여행간 게 7월이었으니 이게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40도에 이르는 더위 한복판에서 젤라또도 울고 나도 울고. 그런데 몇 일 뒤다른 하우스에서 피스타치오 그라니따를 먹었을 땐 또 ..

2년만에 팔레르모

여행을 가기 위해 나라를 선택할 때 다른 선택지는 경쟁조차 할 수 없었다. 다른 곳을 가면 시간과 감정만 허비할 것 같았다. 지난 2년간 내 영혼을 들들들 볶았던 곳. 머리 속에선 '시칠리아 안가냐? 지금 안가면 언제 가냐?'는 악마의 다그침만. 그렇게 큰 숙제를 해결했다. 그 좋아하던 여행도 지금은 별로 생각 나지 않는다. 아마 어딜 가도 여기만 못할 것 같아서. 좋아하는 오름들과 한라산은 좀 그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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