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19.06]시칠리아

팔레르모 젤라테리아 BRIOSCIA

Post truth 2019. 11. 3. 16:45

오자 마자 유심을 샀고,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젤라또 하우스. 팔레르모에서 제일 대중적인 브리오시아로 알아서 발이 가고 있었다. 견과류 그득한 게 먹고 싶어 레몬, 리소 다 차치하고 피스타치오와 누텔라 픽. 그런데 기억하던 맛이 아니었다. 너무 기대가 컸던 걸까. 아니면 맛을 지나치게 과장해 기억하고 있었던 건가. 피스타치오는 시칠리아의 보물인데 맛이 왜 이러지. 갑자기 머리 속이 혼란해졌다. 이날 젤라또 쿠킹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을 정도로 희미했던 맛. 피스타치오의 제철이 언제인지 검색해보니 9~10월이라고 한다. 여행간 게 7월이었으니 이게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40도에 이르는 더위 한복판에서 젤라또도 울고 나도 울고. 그런데 몇 일 뒤다른 하우스에서 피스타치오 그라니따를 먹었을 땐 또 소름 돋게 맛있었던 걸 보면, 브리오시아가 잘못한 듯(냉정).  웃긴 건 이 다음으로 간 피제리아에서도 실망을 금치 못했다는 것. 가본 집들이 이렇게 나를 배신할 줄은. 미리 계획했던 것들에 연이어 실망하다 보니 허무해졌다. 가본 데 또 가보려하지 말고 그냥 그때 그때 끌리는 대로 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잘 된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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