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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2020.07]제주도 4

신령스러운 그 곳

6시 기상. 무릎이 회복되기도 전에 목표했던 날이 다가왔다. 아침에 상태를 체크했는 데 여전히 양 무릎은 온전히 걷기에 적합치 않았다. 뭐 어쩔 수 없당. 걍 가야지. 운동용 레깅스와 무릎보호대가 잘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버스를 타면 영실매표소 입구까지 40~50분 걸려서 그냥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절대 버스를 놓친게 아니다ㅠㅠ어떻게 한시간에 한 대 있냐) 한라산엔 음식 살 곳이 없어 편의점에서 김밥과 초콜릿 몇 개, 탄산수를 쫄랑쫄랑 들고 갔다. 그렇게 도착한 영실휴게소. 1100고지 타고 달리는 데 멀미나서 빨리 내리고 싶었다. 이 비용에 이 노력이면 그냥 내가 운전해서 가는게 나을 것 같아. 웩웩. 7시 조금 넘겨 등반 시작. 오랜만에 듣는 시냇물 소리. 놀라운 건 이 시간에 내려오시는 ..

휴가의 휴가

무릎이 심상치 않았다. 자고 일어나도 왼쪽 무릎은 폈다 굽히는 동작이 어려울 정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오른쪽은 그보다 덜 했지만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휴 올레길 그 정도 난이도에 무너지다니. 내 다리에게 실망했다ㅠ.ㅠ 사실 오늘도 다른 올레길을 걸으려 했다. 어떻게든 걸어볼 수는 있었겠지. 하지만 오늘 무리했다간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한라산 등반 일정을 못가게 될 것 같아 일보후퇴하기로 했다. 몸을 편안히 두고 최대한 안정을 취하자. 휴가를 잘 보내기 위한 휴가, 휴가의 휴가가 주어졌다. 걷지 않아도 되는 곳을 떠올렸다. 대신 여기선 안 펴볼 생각이었던 노트북과 곁가지를 좀 챙겼다. 안 그래도 이리저리 연락이 와 처리해야 할 일도 있었다. 휴가 끝으로 미룰 바에야 그냥 오늘 처리하지 싶다. 여러..

만춘서점

5평 정도되는 공간은 이 지역의 명소가 됐다. 사장님은 한 구석에 서재를 만들어 자신을 가두고 책을 읽고 있었다. 반가운 무관심에 부담없이 책장에 꽂힌 책들과 일일히 눈 맞출 수 있었다. 왁자지껄 소리내며 들어온 무리들도 이 곳의 공기가 다름을 감지하고 목소리를 급히 낮췄다. 원고지 모양의 포스트잇에 책 제목과 좋은 문장들을 소개하며 은근히 책을 추천한다. 인상 깊은 글귀를 찾을 수 있도록 페이지도 친절히 적혀 있다. 그렇게 소개된 문장 중엔 스토너의 것도 있었다. '삶에서 무엇을 기대하냐'는 반문이었던 것 같다. 어떤 파트에서 나온 구절인지 짐작이 되지 않아 꺼내 볼까 했지만 그러기엔 손이 무거웠다. 독립 출판 서적보단 대중적인 서적이 더 많다. 반가운 책들이 많았다. 잠깐 머무는 시간 동안 가볍게 읽..

23km

제주공항~항몽유적지 17.85km항몽유적지~광령초등학교 5.26km 머무는 내내 몸을 쉴 새 없이 쓸 계획이었다. 차도 빌리지 않았다. 아침에 나가서 하루종일 걷고 뛰다 밤 되면 기절해 쓰러져 자는 게 유일한 계획이었다. 맛집 검색도 없다. 그냥 몸이 부수어져라 다닐거다. 실제 그렇게 해보니 첫날부터 무릎 개박살남. ^^올레17길과 올레16길을 이어 가려 했다. 시작은 좋았다. 얕은 해안가마다 서핑 배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올해 안에 나도 배울까 하는데 이번 여행에선 두 다리만 쓸 예정이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자전거 전용길과 헷갈려 그만 올레길 코스를 벗어났다. 벗어난 지 한참 뒤에야 알게 돼 돌아갈 수도 없었다. 어쩐지 차도 옆을 지나는 길이 너무 많다 했어. 잘못 들어선 해안도로를 따라가다보면 16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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