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기

F코드

Post truth 2020. 12. 29. 23:51


F코드가 뭐에요?
정신과 질병 전용 코드에요.

같이 스터디를 했던 언니이자 기자 선배인 하늬 언니가 책을 썼다. 책의 이름을 들었을 때 나는 반사적으로 물었다. 여러번 들어 본 질문일텐데 언니는 웃으며 친절히 말해주었다.

일하면서 한동한 소식이 끊겼고, 워낙 밝고 쾌활한 사람이라 우울증으로 고생했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선후배로서, 또 직장인으로서, 또래로서 책을 펼치지 않아도 어떤 지점이 괴로울지 알 것도 같았다.

그렇게 간절했던 일을 결국 하게 됐지만 어려운 일은 한 둘이 아니었다. 매 순간이 압박 그 자체다. 즐겁고 기쁜 일도 많지만 자존감이 깎이고 무기력해지는 순간도 찾아온다. 번아웃이라고도 에둘러 말하는데 나는 이 의욕 없는 감정이 우울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일이 컸지만 사람들이 우울증을 겪는 이유는 다 제각각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언니의 경우가 그랬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적이고 흔한 감정이지만 인정하길 거부하고 회피한다. 언니는 고통스럽지만 적극적으로 싸웠고 그 과정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f코드 바운더리에 가까워졌는데 부디 이 책으로 현명히 스스로의 상황을 진단하고 알맞게 처방하길 바란다.

11월안에 사보려 했는 데 이제까지 와버렸다. 그래도 올해 안에는 꼭 읽어보자는 스스로 한 약속을 지켜 너무 다행! 좋은 책을 만난 것도 좋지만, 이게 언니가 쓴 책이라 더 기쁘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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