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살얼음판 위를 걷다보니 경계의 벽이 높아지고 마음의 총량도 작아지는 것 같다.
한편으론 나의 안위보다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가 나를 사랑하건 말건 중요하지 않다. 그를 위하는 마음, 그가 몰라도 상관없다. 내 생명줄 간신히 부여잡는 와중에도 누군가를 떠올린다는 것은 기적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코로나는 사람들을 향한 진심을 확인하는 아주 분명한 계기가 됐다.
반대로 내가 사랑하건 말건 상관없이 나를 걱정해주고 사랑해 준 사람들에게 무한히 감사하다. 누구에게 내 인생을 바쳐 온 마음을 다해야 할지 나는 지난 수개월동안 분명히 알게 됐다. 가능하면 알아차릴 수 있게 대놓고 생색내어 주세요. 그래야 오래도록 갚아요.
겨우내 굶을 까치를 걱정해 열매를 남겨놓은 사람의 마음으로 2021년을 보내고 싶다. 마음의 공간을 잃지 말자. 그것만 이뤄도 성공한 한 해가 될거다.
728x90
'단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택, 선택, 선택 (0) | 2021.01.09 |
---|---|
위 (0) | 2021.01.04 |
2021년 첫 책은 (0) | 2021.01.02 |
과잉대표 (0) | 2020.12.30 |
F코드 (0) | 2020.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