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기

내가 핑크라니

Post truth 2020. 12. 14. 00:24


내 피부가 여름쿨톤과 잘 어울린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상상도 못한 컬러다. 아이린이나 아이유같이 투명한 피부에 어울리는 파스텔 퍼플, 파스텔 핑크 같은 그런 여리여리한 색이다. 대표적으로 딸기우유나 라벤더 색이 있다. 반신반의하며 얼굴에 시현해봤는데 찰떡이였다. 그동안 메이크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원인을 드디어 찾은 것이다.

내 파우치엔 연핑크 우유 색이 하-나도 없다. 아니 태어나서 한 번도 사본 적 없다. mlbb 컬러나 톤 다운된 오렌지, 진저톤 뿐이다.

까무잡잡한 피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햇빛에 살을 태우는 걸 좋아한다. 굽는 만큼 잘 타진 않지만 그래도 하얗고 뽀얀 피부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청초, 청순해보이는 색이 어울릴거라곤. 딸기우유는 그동안 초중학생들이 쓰는 초급자용같아서 눈길이 가지 않았다.

여름쿨톤은 여러 퍼스널컬러중에서도 비주류다. 어울리는 사람이 많이 없어 화장품 종류 수도 많지 않다. 일부 이쪽 컬러를 잘 뽑아놓은 몇몇 브랜드가 스테디셀링하는 정도. 흔한 mlbb와 달리 라벤더 계열은 정말 찾기 쉽지 않았다.

추천받은 색조 화장품을 새로 장착했지만 볼 때마다 어색하다. 내가 핑크빛 딸기우유라니. 아직도 나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728x90

'단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헌혈  (0) 2020.12.18
내성  (0) 2020.12.18
시향  (0) 2020.12.12
주사  (0) 2020.12.10
빌런이 사라졌다  (0) 2020.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