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기

지난주 놓치기 아까운 것들

Post truth 2019. 12. 9. 01:01

저녁 약속 전까지 시간이 잠깐 떠 들린 서점. 찾던 책은 재고가 꼬여 팔 수가 없다고 하길래 다른 책을 찾다가. 잠깐 멈춰서 여러 책을 빠르게 읽었는데 이 두 권이 눈에 띄었다. 구매는 못하고 기억해놨다가 다음에 읽어두려고. 두번째 책은 왜 사람들이 위험하고 부도덕적인 사랑에 끌리는지 심리를 분석한 책.

간만에 저녁 약속이 없어서. 작정하고 필라테스 두 시간 연속으로 해봤다. 이러니 좀 운동한 기분이 든다. 한 시간만 하고 나오면 서운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오늘은 끝나고 나서 또 한 시간 뛰었다. 필라테스 하면서 몸을 좀 풀어내니 달리기 하는 내내 힘들지 않게 가볍게 뛸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제일 열심히 운동한 날. 생리전증후군의 영향이라고 믿고 있는데 또 기분이 바닥을 치려해서 운동으로 풀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크게 도움이 됐는진 모르겠다. 그마나 다행인건 호르몬 때문에 절제되지 않는 식욕으로 죄책감을 느끼진 않았다.

미래학자의 강연. 취재로 이런 배움의 자리를 가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네. 아저씨는 테슬라가 본인이 생각하는 인류 최고의 상업품이라면서 무인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강의 시간을 대부분 할애했다.

결혼식 이후 처음 만난 동생. 방 같이 쓸 땐 얘기도 잘 안했는데. 짧게 주어진 시간이 더 짧게 느껴질만큼 각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다른 친구들의 자매들과 비교하면 우리는 정말 안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언제 얘는 내 베프가 된거지. 미스테리.

앞으론 진짜 좋은 전시 있음 악착같이 붙어 봐야지. 색이 좀 필요해서 가봤는데, 시각적인 자극은 부족했다. 내용도 피상적이고. 하나 알게 된 건 고흐가 밀레의 빅팬이었다는 것. 습작의 중요성도 생각하게 됐고. 내 돈 내고 가기엔 추천하지 않는 전시. 딱 하나 좋은 게 있었는데 그걸로도 마음이 넘칠만큼 좋아서 불만은 그만 펼쳐야겠다.

집에 빵이 쌓였다. 지난 달 가족으로 맞이한 '제부'가 생크림 가득 올러진 케이크를 하나 들고 와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오늘 아침에도 홀 치즈케이크를 먹었는데. 이번주 내내 케이크를 맨날 먹고 있다. 프랑스 여왕같네. 어떤 이유에서인지 좋은 빵집은 지나치지 않게 된다며. 빵은 좋아하면서도 좋은 빵집은 잘 모르는 나에게 이것저것 담아 한아름 안겨준 사람도. 고마운 일이다.

포장 완료. 올해 고마운 분들께 성의 표시라도 할 겸. 내가 가진 권한을 함부로 휘두를 수 없도록 선한 아이디어와 좋은 의도의 조언을 주시는 어른들.
본인 잘 나가는 얘기 뿐 아니라 전에 실패한 경험을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게 나에겐 얼마나 좋은 자양분인지 아마 모르실 거다. 올해 특히 더 그런 생각이 드네. 나같은 쫄보를 험난한 업계에서 무려 5년동안이나 버티게 해주신 분들이라. 연말이 되니 이분들 중에서도 승진 소식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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