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18.07]제주도

드디어 백록담

Post truth 2018. 7. 26. 21:24

지겹다 지겨워.
아무리 올라도 끝나지 않는 그 길.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란 게 이 정도였나.
하필 성판악이 막혀서 제-일 힘든 코스를 올라야 했다.

그래도 나름 제주도에 일주일을 넘게 있는데 한라산 정상 한 번 찍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돼.
고르고 골라 어느 날씨 좋은 날, 덕분에 구름의 방해 없이 또렷한 백록담을 볼 수 있었다.
영혼과 맞바꿔 오른 정상은 그래서 더 달콤했다.
성판악은 비교적 수월하다는 말에, 또 다음을 기약하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 
까맣게 익는 줄도 모르고 오르다 이제야 벗겨진 피부를 보며 한라산의 맑은 공기와 높이를 다시금  떠올린다.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 올랐던 그 기억으로.
잘 해낼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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